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대마 성분, 150명 임상시험이 보여준 것
ASD 아동·청소년 150명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임상시험에서 전 식물 대마 추출물과 정제 카나비노이드는 일부 행동 지표를 개선했지만, 주요 척도 몇몇에서는 위약과 차이가 없었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으나 졸림과 식욕 감소가 흔해 효과와 부담을 함께 봐야 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아동·청소년 150명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대조 연구가 두 가지 경구용 카나비노이드 제형을 비교했다. 하나는 칸나비디올과 Δ9-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을 20:1 비율로 담은 전 식물 추출물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비율의 정제 성분이다. 연구는 12주 투여 뒤 4주 세척 기간을 거쳐 교차 투여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PubMed에 실린 이 논문은 PubMed - Human Behavior에 공개돼 있다.

두 가지 제형을 같은 조건에 올려놓다
이 연구가 흥미로운 이유는 “대마 성분이 좋다, 나쁘다”처럼 뭉뚱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 식물 추출물(BOL-DP-O-01-W)과 정제 칸나비노이드(BOL-DP-O-01)를 같은 비율로 맞춰 놓고, 위약과 나란히 비교했다. 참가자는 5세부터 21세까지였고, 총 150명이 시험에 들어갔다.
평가 항목도 구체적이었다. 핵심은 Home Situation Questionnaire-ASD(HSQ-ASD)와 Clinical Global Impression-Improvement scale with disruptive behavior anchor points(CGI-I)였고, Social Responsiveness Scale(SRS-2)와 Autism Parenting Stress Index(APSI)가 보조 지표로 따라붙었다. 연구진은 행동 문제의 변화와 가족의 부담을 함께 보려 했다.
이런 설계는 자폐 관련 개입에서 흔히 생기는 혼선을 줄인다. 개인 경험담이나 체감 효과만으로는 약효와 기대효과를 가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험은 “어떤 성분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확인하려는 쪽에 더 가깝다.
결과는 섞여 있었고, 일부 지표만 움직였다
주요 결과만 보면 이야기가 단순하지 않다. HSQ-ASD 총점과 APSI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 반면 CGI-I에서 본 파괴적 행동은 전 식물 추출물군의 49%가 “많이” 또는 “매우 많이” 호전된 것으로 평가됐고, 위약군은 21%였다. SRS 총점도 전 식물 추출물군에서 중앙값 14.9점 개선, 위약군에서는 3.6점 개선으로 차이가 났다.
안전성 쪽에서는 치료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졸림과 식욕 감소가 흔했다. 전 식물 추출물군에서는 졸림 28%, 식욕 감소 25%였고, 정제 카나비노이드군에서는 각각 23%, 21%였다. 위약군에서도 졸림과 식욕 감소가 일부 있었지만 수치는 더 낮았다.
즉, 이 시험은 “3개월간 견딜 만했다”는 점과 “효과 신호가 일부 관찰됐다”는 점을 함께 남겼다. 다만 모든 척도가 일관되게 좋아진 것은 아니어서 해석에는 여지가 남는다.
아직 남은 질문: 효과보다 넓었던 범위
연구진도 한계를 분명히 적었다. 약동학 자료가 없었고, 참가자의 연령대와 기능 수준이 넓게 퍼져 있어 결과를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같은 진단명 안에서도 상태 차이가 큰 집단인 만큼, 누구에게 어떤 반응이 나타났는지 더 세밀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논문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서 카나비노이드 사용을 바로 일반화할 근거라기보다, 다음 단계 시험을 위한 좌표에 가깝다. 실제 임상에서는 기대할 수 있는 변화와 감수해야 할 졸림·식욕 저하를 함께 봐야 한다. 등록된 임상시험 번호 NCT02956226처럼 공개된 절차를 따라 검증한 데이터라는 점도 중요하다.
효능의 문장은 아직 짧지만, 안전성과 반응 양상을 적어 내려간 기록은 다음 실험의 방향을 분명하게 남겼다.
Editor's Note
이번 결과는 ‘대마 성분’이라는 큰 묶음보다 제형·평가지표·대상 특성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폐 관련 개입에서 체감담론을 넘어서려면 이런 통제된 비교시험이 더 쌓여야 한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