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과 갑각류의 ‘버섯체’는 같은 기관일까
1882년 Bellonci가 붙인 명칭에서 출발한 이 논쟁은 곤충과 갑각류 뇌 구조를 같은 기원으로 볼지,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볼지를 둘러싼 해석 싸움으로 이어졌다.
1882년 이탈리아 발생학자 주세페 벨론치(Giuseppe Bellonci)는 갯가재류 갑각류인 Squilla mantis의 구조에 이름을 붙였다. 그가 보기에 그것은 곤충의 버섯체(mushroom bodies)에 대응하는 기관이었다. 오늘날 곤충에서 버섯체는 연합기억을 매개하는 핵심 중심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명명은 이후 해석의 갈림길이 됐다. 같은 위치에 있고 비슷한 감각 입력을 받는 뇌 중심이 곤충과 갑각류에서 진짜로 같은 기원을 공유하는지, 아니면 서로 닮았을 뿐인지가 논쟁거리로 남았다.

이름이 만든 오래된 혼선
PubMed에 실린 이 글은 Bellonci의 용어가 단순한 표기법을 넘어 논쟁의 출발점이 됐다고 짚는다. PubMed - Psychology에 따르면, 이후 연구자들은 그가 붙인 이름을 따라가며 갑각류의 감각 연합 신경망과 곤충의 버섯체를 같은 계열로 읽기도 했고, 반대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구조를 어떻게 부르느냐가 곧 진화사를 어떻게 읽느냐와 맞물린 셈이다.
이런 혼선은 단순히 학명 하나를 둘러싼 문제가 아니다. 신경해부학에서 명칭은 관찰 결과를 묶는 틀이 된다. 한 번 굳어진 용어는 다음 세대의 설명 방식까지 끌고 간다. 그래서 같은 해부학적 자리와 유사한 입력 양상을 두고도, 어떤 이는 동질성을 말하고 다른 이는 독립적 기원을 말한다.
1920~1930년대의 재해석
이 글은 특히 스웨덴 신경해부학자 베르틸 한스트룀(Bertil Hanström)이 1920~1930년대에 이 용어들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따라간다. 그는 갑각류와 곤충 사이의 동질성을 주장하는 쪽으로 논의를 밀었다. 당시에는 이런 비교가 해부학적 유사성을 진화적 연속성으로 읽어내는 중요한 근거처럼 쓰였다.
하지만 같은 용어는 후대 연구자들에 의해 정반대의 주장에도 동원됐다. 버섯체가 육각류(hexapods)의 파생 형질이고, 갑각류에서 대응되는 중심은 별도로 진화했다는 해석이다. 즉, 한때 연결 고리처럼 보였던 표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분리의 증거로 다시 쓰인 것이다.
지금 남는 질문 하나
이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뇌 구조 자체보다도, 과학 언어가 얼마나 쉽게 방향을 바꾸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같은 대상도 어떤 시대에는 ‘같다’는 결론을 지지하고, 다른 시대에는 ‘다르다’는 결론을 떠받친다. 명칭은 중립적인 표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연구자의 해석 습관과 시대의 합의를 함께 품는다.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읽는 독자라면 여기서 익숙한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개념 하나가 정착되면 설명은 빨라지지만, 그만큼 다른 가능성은 늦게 보인다. 버섯체 논쟁은 바로 그 지점을 드러낸다. 이름이 먼저 자리를 잡으면, 구조보다 이야기가 앞서기 쉽다.
과학에서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발견만이 아니라, 그 발견을 무엇이라고 부를지 정하는 일이다.
Editor's Note
이 글은 해부학적 사실보다 과학 언어의 힘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같은 구조도 어떤 이름으로 묶느냐에 따라 진화사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출처